2004년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을 판정 받은 지 10년이 넘었다.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 지도 4년이 되었고 확정판결을 받은 것도 2년이 넘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의 불법을 바로잡기 위해 끈질기게 투쟁했고 지금도 현대차의 불법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불법파견 특별교섭 재개를 요청했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막상 특별교섭이 재개되자 현대차는 기존 교섭에서 조합원들을 분노케 했던 내용으로 또다시 지회를 무시하는 등 구태를 버리지 못했다.
지회는 특별교섭이 재개된 이후 일관되게 생산하도급 정규직전환과 조합원 배재 없이 우선 정규직 대상에 포함 할 것을 주장했다. 이는 불법파견 판결에 따라 생산 하도급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함은 물론 현대차의 불법에 맞서 10년 넘게 투쟁한 조합원들의 권리를 우선 확보함으로서 노동조합의 역할을 다하려 함 이였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회의 노력을 비웃기나 한 듯 자신들의 기준에 맞는 인원들만 채용하겠다는 시뮬레이션으로 지회 조합원중 절반가량을 배재하는 내용을 가져왔다.
불법파견 철폐를 위해 10년 넘게 투쟁했다. 조합원이 배재되는 교섭은 의미 없다.
현대차는 지금껏 특별교섭 자리에서 기준도 근거도 알 수 없는 3500명 채용안을 바탕으로 교섭을 진행했다. 그리고 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00여명을 신규채용으로 뽑아갔다.
현대차는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어떻게든 불법파견 규모를 축소하고 교섭을 통한 합의로 불법파견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려 했다.
지회 집행부와 조합원들은 인내하며 회사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다렸지만 회사는 교섭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만 챙겨가려 할 뿐 불법파견 해결과 조합원들의 기대를 충족할만한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이렇듯 현대차는 지회와 조합원을 기만하는 태도를 보이며 진정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기다림과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더 이상 내어 줄 것도 없다.
지회는 조합원이 배재되는 내용의 교섭은 더 이상 의미 없다 판단하고 이후 교섭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불법파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했다면 이제 그 몫을 돌려주면 된다. 지금껏 빼앗겼던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한 조합원들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다.
우리는 또다시 고난의 시간을 보낸다 하더라도 단 한명의 조합원도 배재시킬 수 없다.
스스로의 권리를 쟁취하고 법을 지키라며 10년을 넘게 싸워 왔듯이 지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