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즐겨찾기 추가 / 관리자에게
 
 
   
                    지회소개 소식/속보 자료실 노동상담 게시판 정보마당
 
지회소식
대/소자보
전국소식

 Total 244articles,
 Now page is 8 / 13pages
    
이름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홈페이지   http://www.hjbnj.org
첨부파일 #1    보도자료_050905.hwp (33.5 KB)   Download : 301
제목   [보도자료]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노조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류기혁 열사는 자결을 선택하고야 말았습니다!

<보도자료>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노조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류기혁 열사는 자결을 선택하고야 말았습니다!


1. “월차도 못쓰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것이 지난해 2월 경 우리노조 간부를 만나 처음 건넨 첫마디였습니다. 한참동안 “연·월차를 자유롭게 쓰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다. 자신감을 가지고 맞서라.”고 주문했고, “노동조합에 가입해라. 그러면 책임지고 함께 하겠다. 같이 힘을 모아 싸워보자”고 설득했습니다. 열사는 흔쾌히 가입을 결정했습니다.

2. 열사가 노조에 가입한 며칠 후 우리노조 간부는 열사가 일하는 장소에 가보았습니다. 열사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빨간 투쟁조끼를 입고 찾아온 우리노조 간부가 부담스러운 듯 보였습니다. 차마 몇 마디 말도 나누지 못하고 수고한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야 했습니다. 후에 열사에게서 들은 말은 자기 업체 반장이 찾아와서 “저 사람 노조 하는 사람인데 너를 어떻게 알고 찾아 왔냐”고 묻더랍니다. 너무 당황해서 “그냥 술집에서 만난 형님”이라고 얼버무렸답니다.

3. 열사는 “관리자의 횡포에 주눅 들지 말고 당당히 행동해라”는 노조간부들의 얘기와 다양한 현장투쟁 사례담을 전해 들으면서 자신감을 얻는 듯 했습니다. 실제로 용기를 내어 월차 사용을 요구하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우리노조 간부에게 자주 연락하고 이것저것 물어 보았습니다.

4. 그런데, 노조에 가입한 지 1개월이 지났을 즈음 갑자기 한동안 전화연락이 되질 않았습니다. 짐작되는 바가 없진 않았지만, 억지로 찾아가서 확인하는 것 보다는 시간을 잠시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3주의 기간이 지난 후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형님, 미안합니다. 소장이 탈퇴서 쓰라고 해서 쓰고 나니 죄송해서 연락할 수가 없었습니다.”면서 “다시 가입하려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노조사무실로 찾아왔고 다시 가입원서를 작성했습니다. 다시는 탈퇴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하면서.

5. 그 뒤 열사는 완전히 자신감을 회복했습니다. 우리노조간부나 조합원들과 만나 술 한 잔 하는 것을 무척이나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업체 소장과 이렇게 싸웠다”며 자랑스럽게 얘기했습니다. 듣는 사람이 정말 지겨울 정도로 자신의 무용담을 반복해서 늘어놓았습니다.

6. 한 번은 근무하다 산재를 당하고도 순진하게 조퇴를 하고 본인의 돈으로 병원비를 지불한 일이 있었습니다. 일하다 다치면 산재고, 따라서 공상이나 산재처리를 해야 하며, 본인의 돈으로 치료를 받아선 안된다고 호통을 쳤습니다. 열사는 그 얘기를 듣고 나더니, 집요하게 소장에게 병원비로 지불한 돈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동안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던 한 노동자가, 자신이 가진 권리를 하나하나 알아가며 실천하는 모습이 참으로 흐뭇하고 대견했습니다.

7. 경북 영덕이 고향인 열사는 북구 양정동 신전시장 근처에서 자취를 했습니다. 신전시장 일대는 5공장 우리 조합원들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같은 주인집 옆방에서 자취를 하던 사람이 조합원이기도 하고, 자신의 집 근처에 많은 조합원들이 살고 있는 것을 알고 무척이나 신나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럼없이 조합원들과 어울리면서 노동조합에 무척이나 애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8. 지난해 6월과 7월 우리노조는 04년 임단투를 전개했습니다. 그리고 9월 22일부터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에 따라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총력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이 좋기만 했던 열사는 거의 빠짐없이 출·퇴근 투쟁과 각종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연월차를 아끼지 않으면서 노조일정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 왔습니다.

9. 올해 1월 18일에는 우리노조가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내걸고 5공장은 전면파업, 1·2·3공장은 잔업거부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이 때문에 총 89명이 무더기 해고를 당했습니다. 5공장에서만 79명이 해고 통보를 받고 5공장 탈의실에서 집단농성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열사와 친분이 두터웠던 5공장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모조리 파업에 가담했고 싸그리 해고를 당했습니다. 2공장 소속으로 잔업거부 투쟁 밖에는 할 수 없었던 열사는 전면파업을 전개하다 해고된 동지들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 때문에 마치 해고되지 않은 자신이 죄인이라도 된 듯 5공장 농성장을 제집 드나들 듯 하며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방문해 동지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에 바빴습니다.

10. 열사는 주위 동료들을 상대로 한 노조 가입과 집회 조직에도 대단한 열성을 보였습니다. 비록 아는 게 많지 않아 제대로 설득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노조가입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노조가 주최하는 간담회와 각종 집회에 참가하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들인 공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노조가입 및 활동에 대한 집요한 방해와 탈퇴공작은 열사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꿈쩍도 않는 동료들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얼마나 분통을 터뜨렸는지···

11. 올해 2월 13일 단 한 번 도 뻔질나게 찾아와 질문공세를 퍼붓는 자신을 귀찮아하지 않고 때로는 자상한 격려를, 때로는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안기호 위원장이 납치되어 연행되자, 괴로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찾아가면 늘 그 자리에 계시던 위원장님이 이젠 없다고 울먹거리기가 여러 차례였습니다. 파업농성단 동지들이 경비대와 원청 관리자에게 수시로 얻어터질 때도 마치 자신이 맞은 것처럼 가슴 아파 했습니다.  

12. 그러는 동안 열사는 자신이 일하는 현장에서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노조일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잔업·특근 등의 연장근로를 자주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업체 관리자들의 눈 밖에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잔업·특근에 대한 강제의 정도가 점점 심해졌습니다. 잔업·특근을 빼주지 않는 관리자와 싸우다 스스로 감당을 못해 노조간부들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한 게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관리자들은 “넌 노조간부도 아니니 그렇게 열심히 안해도 된다”고 비아냥거리거나 “너 노조 믿고 너무 나대면 큰 코 다친다”는 등의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또한 관리자들은 “기혁이가 자주 빠져서 너희가 잔업·특근도 못빠지고 월차 쓰기도 어렵다”는 말로 열사와 주위 동료 사이를 이간질 해 이른바 왕따를 조장하기 까지 했습니다. 사장은, 자신의 배를 찌우려고 충분한 여유인원을 두지 않고 있으면서 그 책임을 한 노동자에게 넘겨, 불만도 피하고 노조활동도 탄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 것입니다.  

13. 열사는 해고를 당한 날로부터 한 달쯤 전부터 부쩍 “회사 가기가 너무 싫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관리자의 횡포와 괄시, 왕따가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지경이었던 것입니다. 친했던 조합원들은 대부분 해고를 당한 후 파업농성장에 갇혀 술 한 잔 기울일 여유조차 만들기 어려워졌고, 사실상 정신적 지주였던 위원장은 두들겨 맞으며 잡혀 갔고, 노조간부와 파업농성자들은 허구헌날 터지고 깨져서 피 흘리고, 일하는 현장에서는 왕따를 당해 삭막하기만 하니 어찌 회사 출근길이 지옥 가는 길로 보이지 않았겠습니까!

14. 지난 6월 초 회사 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던 열사가 연이어 결근을 하자, 사측은 기다렸다는 듯이 징계위에 회부했습니다. 본인이 꼬박꼬박 사전에 결근하겠다는 사실을 알린 것도, 다리가 불편한 열사를 대신해 노조간부가 업체사무실을 방문해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휴직 요청을 했던 것도, 징계위 개최를 하루 전에 서면이 아닌 구두로 통보한 절차상의 불합리도, 아무런 참작 요소가 되지 않았습니다. 열사를 괄시하고 왕따시키던 관리자들로만 구성된 징계위원회가 어떤 징계를 내릴 지는 두고 볼 것도 없었습니다.

15. 열사는 지난 6월 17일 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신청한 재심에서마저 여지없이 해고가 떨어졌습니다. 2남 1녀 중 장남으로 출가한 여동생을 제외하고 시골에 계신 홀어머니와 직장을 구하지 못한 남동생의 생계비를 책임지고 있던 열사는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나 봅니다. 대단히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였으며, “다시는 현대자동차에서 일할 수 없게 된 거냐”고 아는 사람을 만날 때 마다 묻기도 했습니다.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가 되었으니, 다시는 현대자동차에서 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스스로의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혼돈 상태에 빠져 있는 열사가 너무나 걱정이 되어 집에 혼자 두지 않고 우리노조 사무실에서 지내게 했습니다. “조금만 쉬었다가 함께 복직투쟁을 시작하자.”며 우선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혀 보려 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있다 보면 좀 나아질까 싶어 7월 중순 경에는 고향에 반강제로 보내기도 했는데, 해고된 자신이 부끄러웠던지 다시 울산으로 되돌아오고야 말았습니다.  

16. 노동조합을 정말 사랑했던 열사였습니다. 자결하기 전날 늦은 밤에도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오렌지를 건네주며 고생 많다는 말 한마디 전하고 사라졌던 열성 조합원이었습니다. 조합원을 가족처럼 소중하게 생각할 만큼 순박했지만, 조합원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조합원에 대해서는 냉정함을 보였습니다. 해고와 농성으로 점철된 우리노조를 항상 가슴 아파 하면서도, 탄압에 굴하지 않는 우리노조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불법파견이 무엇인지 잘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정규직 되자는 것인데 무조건 힘을 뭉쳐서 제대로 싸워야 한다던 열사가, 다음 세상에서는 비정규직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권리, 무엇에 가입하던 방해받지 않을 권리, 적정시간 이외의 노동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 터무니없는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어떠한 이유로도 두들겨 맞고 끌려 나가지 않을 권리를 마음껏 누리는 노동자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돈과 주먹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2005년 9월 5일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




No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104    [성명] 조합비 가압류 사태 및 조정기간 만료에 따른 성명서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05  2912
103    [기자회견문] 노동부는 현대자동차(주)의 계열사인가!!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09  3046
102    [긴급성명] 경악! 안기호 위원장에게 또다시 구속영장 발부!! [7]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11  3057
101    불법파견 원하청 연대회의, 공동총력투쟁 방침 확정!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13  2574
100    총력투쟁 제안서(8/11연대회의 수련회 제출, 비정규 3주체)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13  2901
99    [성명] 현대 자본에 편파적 판정 일관하는 부산지노위를 규탄한다!!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16  3266
98    4차 쟁대위 회의 결과(8월 8일, 10일)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16  2884
97    5차 쟁대위 회의 결과(8월 12일, 15일)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16  3025
96    8월18일 현자비정규노조 잔업거부투쟁 속보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19  3075
95    [속보!] 4공장 노숙농성장 침탈하려 하자 조합원 1명 칼로 가슴과 팔을 그어!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23  3349
94    [대자보] 4공장 쟁대위, 원청의 탄압뚫고 노숙농성 강행! 두드릴수록 강해진다!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24  2848
93    [성명]지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현장은 아비규환의 생지옥!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8/31  3621
92    현자비정규노조 긴급쟁대위 결과(9월 4일)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05  3185
   [보도자료] 비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노조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류기혁 열사는 자결을 선택하고야 말았습니다!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05  3067
90    3공장 철탑 고공농성 돌입에 대한 현자비정규노조 성명서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05  3900
89    현자비정규노조 긴급쟁대위 결과(9/5,08:30)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05  4536
88    현자비정규노조 긴급쟁대위 결과(9/7,16:17)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07  3719
87    고 류기혁열사 분향소 마련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07  3175
86    현자노조 잠정합의에 대한 현자비정규노조의 입장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09  4355
85    불법파견 특별단체교섭 관련 현대자동차 노사 잠정합의에 대한 현자비정규노조 입장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2005/09/12  3840
  이전 [1][2][3][4][5][6][7] 8 [9][10]..[13] 다음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lifesay
Produced by
WooSangSU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울산 북구 양정동 700번지 현대자동차 내  E-mail: hjbtw@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