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울산역에서 열린 [금속연맹 울산본부 임단투 전진대회]장에 배포된 유인물입니다)
[발행]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위원회
[발행인] 임시대표 안기호
[연락처] 289-8211
[홈페이지] http://hjbtw.jinbo.net
[발행일] 2003년 6월 11일
<1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투쟁위원회가
울산 노동자 여러분들께 인사드립니다
서러운 하청신세를 한탄하며 소주잔으로 세월을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온갖 부당한 처우와 인간적 모멸감을 받으면서도 하소연할 곳 없어 속으로 울분을 삭이며 지내온 세월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권리는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그러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투쟁으로 떨쳐일어서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일만 하는 노예나 기계가 아니라 부당함에 맞서 당당히 투쟁하는 노동자이다!
마침내 사내하청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간절한 소망은 지난 5월 2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위원회](현자 비투위) 결성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서러운 하청신세를 끝장내고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사내하청노조 건설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공개적으로 투쟁을 선포하고 조직을 결성한 것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출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이미 정부 통계로도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58%선을 넘었습니다. 비정규직은 이제 보편적인 고용형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자본가들 입장에선 짜르기 쉽고 임금비용도 덜 드는 비정규직을 늘림으로써 더 많은 이윤을 챙겨 배때기를 채우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속에서 더 많은 착취를 당하며 빈곤의 삶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권과 자본에 맞서 줄기차게 투쟁해 왔습니다. 한국통신계약직, 이랜드, 캐리어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수백일간 투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비록 모든 싸움에서 승리를 쟁취한 것은 아니지만, 억눌리고 짓밟혀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벌이는 치열한 투쟁은 전국 노동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조차 ‘동일노동 동일임금’ ‘비정규직 차별완화’를 공약으로 내걸 정도로 비정규직 문제는 전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단결! 사내하청노조 건설!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제 자본이 갈라놓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할을 넘어 전체 노동자의 단결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전개해 나갈 때입니다. 현자 비투위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투쟁의 주체임을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선언했으며, 정규직 노동자와 굳게 단결하여 노동자 단결의 무기, 투쟁의 무기인 노동조합 조직화로 나아갈 것입니다.
물론 현자 비투위의 앞길이 순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미 비투위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과 부당해고, 업체 계약해지 위협 등 무차별적인 자본의 공격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과거처럼 말없이 순종하며 저항하는 법도 몰랐던 힘없는 하청이라고 판단한다면 오산입니다. 가슴에 품었던 분노와 한의 깊이만큼 우리들의 투쟁도 치열할 것이며, 탄압에는 더 큰 투쟁으로 맞설 것입니다.
울산 노동자 하나로 뭉쳐 비정규직 철폐 전선으로 달려가자!
울산에는 현대자동차 뿐 아니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대공장 사내하청 수만명의 노동자들이 있으며, 남구와 울주군에도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않은 엄청난 수의 비정규직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현자 비투위의 출범은 더 많은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있게 투쟁으로 떨쳐일어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현자 비투위의 투쟁을 승리로 이끈다면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슴에 “아, 우리도 일어선다면 해낼 수 있겠구나”하는 희망을 심어줄 것입니다.
울산 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자신있게 나서서 당당하게 투쟁으로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합시다!
민주노총 울산 조합원 동지 여러분! “노동자는 하나”라는 대의로, 자본이 그어놓은 정규직-비정규직의 분할을 넘어 전체 노동자를 단결시키고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투쟁에 모두 함께 합시다!
이제 싸움은 시작되었습니다! 노동자와 자본가 간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싸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과 힘을 모아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자본이 물러서고 양보하지 않는 한 우리 또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전체 노동자를 하나로 단결시킬 가슴벅찬 투쟁에 울산의 노동자 모두가 함께 떨쳐일어섭시다!
<2면>
어떠한 탄압도 우리의 앞길을 막지 못한다!
- 부당해고·계약해지·노동탄압 맞서 굴하지 않고 싸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
현자 비투위 결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여준 기세에 놀라 방향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원하청 자본이 드디어 가면을 벗고 비투위에 대한 전면 탄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비투위 동지들은 탄압에 움츠리기는커녕 더 큰 투쟁으로 맞서며 탄압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1공장 비투위 동지들은 <교통수당 인상분 소급지급과 연월차 적치사용보장>을 요구하며 1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해 벌써 500여명의 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업체 사장들의 노골적인 해고 위협이 들어오기도 했지만 정규직 대소위원들과 함께 투쟁을 전개하며 대중들의 동참을 이끌어 낸 것이다.
3공장에서는 명성기업이라는 사내협력업체에서 ‘작업숙련도 미숙’이라는 말도안되는 사유로 2명의 여성 노동자를 해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3공장 비투위와 명성기업 노동자들은 즉각 서명운동과 항의 선전전을 전개했으며, 마침내 명성기업 노동자들이 업체 사무실로 쳐들어가 집단적인 항의농성 끝에 부당해고를 철회시켰으며, 생휴·월차 사용 보장 등 그간 보장받지 못했던 권리를 쟁취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5월9일 현대모비스 하청업체 구남기업에서 하청노동자 이영도 동지를 해고한 사건이 벌어졌다. 명분은 ‘근태불량’이었지만 이영도 동지는 그간 지각 한번 한 적도 없었다. 사실상 이영도 동지의 과거 노조활동 전력을 문제삼은 것이다. 그러나 이영도 동지는 부당한 해고에 맞서 5월 27일부터 구남기업 휴게실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사측은 관리자들을 동원해 이영도 동지를 끌어내는 등의 탄압을 일삼았지만, 이영도 동지는 이에 굴하지 않고 보름째 꿋꿋하게 철야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어제(6월11일) 밤 2공장 내 태형산업에서 야간출근한 하청노동자 하정기 동지를 해고한 사건이 벌어졌다. 해고 사유는 ‘이력서 허위기재’였지만 이 사건 또한 이영도 동지 해고 사건과 마찬가지로 비투위 활동가를 탄압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하정기 동지는 2공장 비투위와 함께 태형산업 노동자를 비롯해 2공장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부당해고 철회 서명을 벌이며 당당하게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정도 탄압에 굴복할 것이었다면 비투위를 결성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원하청 자본은 조만간 자신이 자행하고 있는 탄압의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들은 어떻게 하면 비투위를 없앨 수 있을까에 골몰해 있겠지만, 비투위 동지들은 이 시간에도 수십, 수백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조직하며 결전의 날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릴테면 때려보라! 탄압할수록 더욱 단단하게 뭉치는 노동자의 참모습을 보여주겠다!
<현자 비투위는 모든 하청노동자와 함께 싸우겠습니다!>
◈ 현자 비투위는 정규직-비정규직의 분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을 또다시 1·2·3차 하청으로 분할하려는 자본에 맞서 모든 하청노동자의 단결, 나아가 정규직-비정규직을 넘어선 전체 노동자의 단결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 비정규직을 파리목숨처럼 여기는 자본의 무차별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겠습니다. 도급계약 해지를 통한 탄압에는 고용승계 쟁취 및 모든 하청업체에 대한 원청의 직접관리 전환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비투위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하루주점>
■ 일시 : 2003년 6월 12일 (목) 06시~24시
■ 장소 : 엑스트라 타임(현대자동차 구정문 앞, 구 미스터빅 호프)
[주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위원회
[후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금속연맹 울산본부
현대자동차 노연투·동지회·민노투·민투위·실노회·자주회·한길투·현노투·현장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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