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9일 중식시간에 5공장 노동자들에게 배포된 홍보물입니다)
[발행] 현대자동차 5공장 비투위
[발행인] 대표 임선우
[연락처] 289-8211 017-572-1799
[홈페이지] hjbtw.jinbo.net
[발행일] 2003년 6월 19일
<1면>
갤로퍼 단종 빌미로 535명 정리 계획!
하청이 파리목숨인가, 정리해고 철회하라!!!
힘든 공정에 투입되어 잔업철야 특근에 뺑이를 치는 우리는 노동자들이다. 소주 한잔으로 지친 몸을 달래면서도, 이 한몸 바스러지는 한이 있어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들이다.
첨단기술, 품질향상 … 한해 순이익만 1조원이 넘는 현대자동차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쟁이 하청 생활을 하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좋은 엄마·아빠이고 싶었고 부모님께만큼은 효도하는 자식이 되고자 했다.
535명의 노동자에 대한 사형선고! 계약해지는 바로 정리해고이다!
그러나 현대 자본은 우리 노동자들의 소박한 희망조차 잔인하게 짓밟고 피어나는 꿈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갤로퍼 단종으로 인해 우리 하청 노동자들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단다. 저임금에 지맘대로 부려먹더니 이제는 골병든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가라고 한다! 그것도 무려 535명 씩이나!
현대 원청 측은 지난 6월 7일 사내협력업체들에게 “생산이 중단되는 차종(갤로퍼)과 관련된 도급계약에 대해 부득이하게 더 이상 계속적인 계약유지가 불가한 바 …… ‘03.7.11일부로 거래종료됨을 사전통보”하는 공문을 보냈다. 수백명의 하청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무지막지한 짓이 이렇게 준비되고 있었다. 너희들에겐 계약해지가 문서 한 장, 종이쪼가리에 불과할지 몰라도 우리 하청 노동자들에겐 사형선고란 말이다!
우리에게 더 잃을 것이 어디에 있는가! 미련없이 투쟁으로 떨쳐일어서자!
“비정규직 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유인물을 몰래 품속에 간직하면서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망설이고 머뭇거렸던 과거를 박차고 일어서자. 현대 자본은 하청 노동자를 기계의 부속품만도 못하게 대접하고 있지 않은가! 필요할 땐 저임금에 잔업특근 철야까지 뺑이치도록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갤로퍼가 단종되자 용도폐기하는 비인간적 작태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노동자는 개별개별로 흩어져 있을 때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힘없는 노동자더라도 뭉치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로 뭉쳐야만 현대 자본의 무자비한 정리해고를 막아내고 고용안정을 쟁취할 수 있다. 나아가 현자노조가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내건 <직접관리 전환> 및 <2년 이상 정규직화>를 요구로 내걸고 싸워야 한다.
우리의 생존권은 다른 누군가가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이다. 지금 일어서지 않는다면 평생토록 주면 주는대로 짤리면 짤리는대로 사는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떨쳐일어나 단호하게 투쟁을 벌인다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고용안정을 지켜내고 정규직화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 5공장 정문 앞 출근투쟁에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결합하고 투쟁의 전열을 정비하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다. 무엇을 더 기다릴 것인가!
비정규직 떨쳐일어나 정리해고 박살내자! 고용보장 없는 갤로퍼 단종 반대한다!
[5공장 비투위 출범식 및 03 임단투 총력투쟁 결의대회]
◈ 시간 : 6월 19일(오늘) 12:00 (주간조) / 24:00 (야간조)
◈ 장소 : 5공장 대의원 교육관 ◈ 대상 : 5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
5공장 비정규직 모든 노동자들이 모여 계약해지·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을 결의합시다!
한사람도 빠짐없이 전원 참석하여 우리의 결의와 힘을 보여줍시다!
<2면>
비정규직만의 문제도, 5공장만의 문제도 아닌
모든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싸움입니다!!!
5공장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5공장 비투위 대표 임선우 입니다.
갤로퍼 단종에 따른 사측의 인원정리계획을 접하며 저는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를 수 없었습니다. 서러운 하청신세라지만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는 자본의 행태를 보며, 과연 인간으로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지치고 피곤한 몸이지만 동지들에게 가슴으로 호소하고자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인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사측의 설명은 노동자의 눈과 귀를 속이는 것입니다
갤로퍼가 단종되면 신차종이 투입될 것이고, 사측의 계획에 따르면 5공장을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피치가 두 배 가까이 상승한다는 얘기입니다. 내년 2월 쯤이면 생산대수를 맞추기 위해 오히려 인원이 부족해질 것이고, 인원 부족분은 또다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감내해야 하는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로 채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현실입니다. 하루이틀 당해본게 아니지 않습니까?
단 6개월 동안 인원이 필요없다는 이유로 535명 노동자의 고귀한 생존권을 박탈한다는 것입니다. 눈꼽만치의 인륜도 도덕도 인간성도 찾아볼 수 없는 작태에 하청 노동자들은 분노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과 가족의 미래를 위해 밤낮으로 일하며 청춘을 바쳐온 댓가가 대량 정리해고란 말입니까!
현대 자본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시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 원청 측은 ‘내수판매 부진’ ‘경기침체’를 이유로 물량 이관, 신차종 투입 문제로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에게 위기의식을 확산시켜 자본이 시키는대로 따라오라고 강요하는 것입니다. 차량 판매 실적에 따라 제멋대로 피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고, 비정규직 수를 늘렸다 줄였다 마음대로 하고, 정규직들에게도 필요한 공정에 마구 배치전환하는 식으로 현장을 온통 무법천지로 만들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5공장은 그간 물량 문제와 신차종 투입 문제로 자본의 장난질이 가장 심하게 진행된 곳입니다. 아니, 5공장이 무슨 생체실험장입니까?
535명 인원정리 계획에는 하청 수백명을 짤라내려는 의도와 함께 정규직 인원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다시 이공장 저공장으로 인원을 배치하고 그 속에서 노-노 갈등을 유발시키려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5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공장적인 문제이며, 현대자동차 내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하나된 힘으로 저지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정규직-비정규직의 강철같은 연대로 구조조정 정리해고 박살내고 노동자 생존권을 사수합시다!
어제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한 보고대회에서 강세원 대의원대표는 사측의 535명 인원정리계획을 설명하며 “고용보장 없는 계약해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5공장 대의원회의 입장을 천명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하려는 그 어떠한 자본의 공격에 대해서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98년 정리해고의 아픔이 아직 씻어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때도 먼저 하청 노동자들을 모조리 쫓아낸 후에 현대 자본은 “충분한 해고회피 노력을 했다”며 정리해고를 밀어붙였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하청 계약해지는 바로 구조조정의 신호탄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막아내지 못한다면 구조조정과 생존권 박탈은 정규직으로, 전공장으로, 전체 노동자에게로 확산될 것입니다.
오늘 자본의 탄압으로 우리 노동자가 겪어야 할 시련은 소주 한잔으로 달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자본의 심장부를 향해 우리들 분노의 화살을 겨냥합시다. 갤로퍼 단종을 빌미로 한 하청 노동자 정리해고를 막아낸다면, 자본의 구조조정 음모를 초장에 박살낼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입니다.
우리 노동자의 가슴에는 똑같은 노동자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주야 맞교대를 돌며 현장에서 임팩트 들고 볼트 조이며 차량을 생산하는 것은 현대 원청도, 업체 사장도 아닌 우리 노동자들입니다. 생산자인 우리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버티면 못 하는 겁니다. 어느 누가 우리 노동자의 고귀한 생존권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제멋대로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노동자는 하나다!”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의 모범을 세워 봅시다! 고용보장 대책없는 갤로퍼 단종과 계약해지에 맞서 단호하게 투쟁을 전개합시다!
5공장 비정규직 투쟁위원회 대표 임 선 우
배포확인 : 대의원 하홍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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