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식시간에 전공장 식당에서 배포된 유인물입니다)
[발행]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위원회
[발행인] 임시대표 안기호
[연락처] 289-8211
[홈페이지] http://hjbtw.jinbo.net
[발행일] 2003년 6월 27일 제 10 호
<1면>
5공장 계약해지 완전철회 투쟁으로
비정규직 투쟁의 포문을 열자!
우리 하청 노동자들은 ‘평생직장’이란 말을 모르고 산다.
생활정보지 보고 면접심사 후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도 “산재자 복귀했으니 이제 나가달라” “공정이 없어졌으니 그만둬라” 한마디에 찍소리 못하고 퇴사해서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했다.
한 1년 일하다 짤리면 두세달 후에 임시직으로 취업하고, 그동안 벌어놓은 돈도 일자리 알아보는 동안 다 써버렸다. 시급 몇십원 더준다는 곳을 찾아 몇 푼 더 벌어보겠다고 기를 쓰고 버텨봐도 ‘계약해지’ 한마디에 짐싸들고 다시 떠돌이가 되어야 했다.
저들에게 우리는 ‘협력업체 가족들’이 아니라, 쓰다가 필요없으면 버리는 소모품이었다!
“갤로퍼 단종으로 535명의 인원정리가 불가피하다”
아니, 갤로퍼가 단종되면 5공장 문을 통째로 닫는단 말인가? 신차종이 투입될 것이고, 몇 달 지나지 않아 공장은 다시 팽팽 돌아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인원이 필요해지고 그 인원은 또다시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감내해야 하는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들로 채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현실이다.
단 몇 개월 동안 인원이 필요없다는 이유로 535명 노동자의 고귀한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잔업특근 철야를 밥먹듯 하며 일하던 가장들, 분유값과 자녀 학비를 벌기 위해 주야 맞교대를 돌며 힘든 공정 마다하지 않고 출퇴근을 반복하는 우리의 어머니들, 사회생활 초년생으로 공장에 들어와 데이트할 시간도 없이 장시간 노동에 투입된 젊은이들, 이 모두가 현대 자본에게는 필요할 때 마음대로 부려먹다가 필요없어지면 가차없이 짤라버리는 ‘여유인력’에 불과했던 것이다!
서러운 하청생활은 우리의 숙명이 아니다
“더러워서 내 때려치고 딴 일자리 찾아간다!” “여기 아니면 먹고 살 데가 없는줄 아나?”
계약해지 소식에 체념하고 딴 일자리를 찾아나섰지만, 그래봐야 또다시 언제 짤릴지 모르는 하청 생활의 연속일 뿐이다. 지금 이 악순환을 끝장내지 않는다면 몇 년이 지나고 몇십 년이 지나도 차별받고 고통받는 생활을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가 주인 처분에 맡겨진 머슴인가? 비정규직 노동자도 인간이다. 돈 벌어서 결혼도 해야 하고, 가정을 갖추면 생계를 꾸려가야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분유값부터 탁아·교육비도 대야 하는, 똑같은 인간들이다. 삶을 꾸려가기 위해 업체에 취업하여 주야로 맞교대돌며 돈을 버는 노동자들이다.
하청 생활은 우리의 숙명이 아니다! 숙명을 거부하고 당당하게 떨쳐일어나 우리의 삶을 우리 스스로 개척하겠다고 투쟁에 나선다면, 우리는 지긋지긋한 악순환을 끝장낼 수 있다.
5공장 문제는 단순히 5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공장이든지 신차종 투입, 합리화 공사, 차량판매부진을 이유로 한 투입비율 조정을 빌미로 비정규직 수백, 수천명의 일자리를 없애버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자, 이제 더 이상 체념하지 말고 당당하게 일어서자! 붙어보지도 않고 먼저 포기하지 말자! 고용불안에 대한 쳇바퀴를 여기서 끝장내자! 5공장 동지들이 선봉에 서 있다! 현대자동차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5공장 계약해지 완전 철회, 고용안정 보장,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쟁취하자!
바로 지금, 내가 서 있는 현장에서부터 투쟁을 시작하자!
[비투위 조직발전전망 및 비상투쟁계획 수립을 위한 총회 소집 공고]
*일시 : 6월 27일(금) 17:30～
*장소 : 비투위 사무실 (289-8211)
03 임단투 고양과 5공장 대량 정리해고라는 긴박한 정세 속에서 비투위 조직발전전망 및 비상투쟁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총회를 소집합니다.
비투위와 함께 해온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단 한명의 예외없이 참석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투쟁위원회 임시대표 안기호
<2면>
바로 지금이 사내하청 노조 조직화의 최적기!
현자노조의 03 임단투 쟁의행위 첫주 일정이 끝나고 다음주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다음주에는 15만 금속노동자가 동참하는 7·2 총파업이 예고되어 있어, 올해 임단투의 최정점을 이루게 될 것이다.
비투위는 지난 6월 3일 금속연맹 주최로 열린 “사내하청 조직화,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의 공청회에서 다음과 같이 사내하청노조 건설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직가입과 관련한 규약개정과 직가입 추진이 03년 임단투 고양 시기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비투위는 노동조합을 지향하지만 노동조합은 아니다. 임단투가 종료되면 비투위라는 한시적이고 불안전한 조직형태로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으며, 어떠한 형태로든 노동조합으로 발전적 해소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규약변경과 직가입 추진이 산별전환 총회 이후로 마냥 미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03 임단투가 고양되어가고 있는 지금 시기에 뭔가 하지 못한다면, 언제 또 이런 시기가 찾아올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현자노조와 정규직 활동가, 비투위를 바라보고 있다.
사내하청 요구안이 핵심 요구안으로 배치된 임단투에서 사내하청 노동자의 역할은 더 이상 파업의 피해자일 수도 없고 구경꾼일 수 없다. 사내하청 노동자의 주체적인 투쟁동력을 함께 묶어세워야만 임단투는 승리할 수 있다.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사내하청 조직화에 대한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인 조직화는 이루지 못한 채 임단투를 치르게 된다면 비투위의 운명은 대단히 엄혹한 국면에 처하게 된다. 임단투가 마무리되면 비정규직 투쟁주체들에 대한 원하청 자본의 대대적인 탄압이 자행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 아닌가!
임단투가 마무리되고 위원장 선거 국면 등 조직력이 이완되는 상황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조직한다는 것은 임단투 시기보다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7월 2,3일로 에정된 미조직특위 수련회에서 이러한 상황을 공유하고 조속한 시일내 사내하청 노조 조직화를 완료할 수 있는 방안이 결정되기를 비투위는 간절히 소망한다.
비투위 또한 비상한 국면이라는 상황인식 하에,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능동적 태도로 비정규직 주체들의 의견을 모아갈 것이다. 비투위는 이미 지난 25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정규직 및 지역 활동가들과의 폭넓은 토론을 거쳤으며, 오늘(27일) 총회를 통해 조직발전전망 및 비상투쟁계획을 수립할 에정이다. 무엇보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비정규직 주체 스스로 고민하고 토론하며, 자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방침과 계획들을 수립해갈 것이다.
물론 비투위가 내리게 될 결정이 부족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 스스로 토론에 참여하고 자주적인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었던 만큼, 비정규직 주체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함께 연대의 방안을 찾자고 당부드리고 싶다.
비투위 또한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정규직과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 사내하청 노조 건설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견지할 것이다.
원하청 자본의 노동탄압 박살내자!
-- 출근시간 조정, 집회참여 방해! 응당의 댓가를 치르게 해주겠다! --
현자노조가 03 임단투 완전쟁취를 위해 쟁의행위에 돌입한 가운데,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임단투 동참을 가로막기 위한 자본의 탄압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특히 부분파업 첫날인 25일과 이틀째인 26일, 업체 측은 야간조 노동자들에게 “새벽 1시에 출근할 것”을 명령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집회 참여를 가로막더니, 급기야 산별 총회와 오전 부분파업이 예정된 27일에는 기습적으로 “오후 1시 출근”을 지시했다.
4시간 늦게 출근시키면서 그 시간에 대한 임금지급여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회사측의 귀책사유로 휴업을 할 경우 - 이번처럼 4시간 부분휴업의 경우에도 - 평균임금 70% 이상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대중교통수단이 모두 멈춰버린 새벽 1시 출근을 지시하면서 통근버스 운행도, 교통비 지급도 없다.
이러한 조치에 항의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업체 측은 “우리 뜻이 아니다.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원하청 자본이 합동으로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현자노조는 임단투 일정에 “비정규직 전원”을 참석시킬 것을 지침으로 결정한 바 있다.
임단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원하청 자본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집회참석조차 가로막는 것은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비투위는 원하청 자본의 집회참석방해행위 등 불법부당노동행위에 맞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규직-비정규직의 과감한 연대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자본의 노동탄압을 무력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5공장에서는 야간조 노동자들과 함께 비투위 보고대회를 대중적으로 치러내며 자본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27일 쟁대위 회의에서 다음주 쟁의일정이 확정 되는대로 비투위는 노동조합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단투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을 결정하고 공지할 계획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 두려움없이 떨쳐나서자! 현자노조의 임단투 일정에 당당하게 참석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억눌린 분노를 표출하자!
배포확인 : 대의원 백 은 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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