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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현자비정규직노동조합
홈페이지   http://hjbtw.jinbo.net
제목   경일기업 노동자 대자보 1호
출근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인간이 아니었다

경일기업의 폭압적 노무관리와 인격침해에 관한 보고서

경일기업노동자들이 참혹한 노동조건과 비인간적 대우에 항의해 분연히 떨쳐나섰다. 경일기업노동자들은 ‘자유로운 연월차 사용권 보장’과 ‘화장실 갈 권리 쟁취’, ‘악덕 조반장 직위해제’ 등 소박한 요구를 내걸었다. 그러나 경일기업과 현대자동차  회사측은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나오고 있다.
이에 경일기업노동자들은 비정규직노조에 전권을 위임하고 현장순회, 식당선동, 출근투쟁, 작업거부 농성투쟁을 하면서 지칠줄 모르는 투쟁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월 5일 비정규직노조 사무실에서 경일기업 노동자 김재진씨를 만나서 가슴에서 피가 맺히는 경일기업의 기막힌 실상을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1998. 11. 4.부터 현대자동차(주) 사내하청 비정규직노동자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입사는 3공장 협력업체인 한일산업으로 했지만 몇 차례의 업체변경(한일산업 → 장현산업 →경일기업)을 거쳐 2001년 경부터 경일기업 소속으로 일해 왔습니다.
많은 동료들이 저와 같은 경로를 거쳐 경일기업 소속으로 일해 왔는데 업체의 횡포가 얼마나 심했던지 장현에서 경일로 넘어온 10여명의 동료들 중 오늘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저 한 사람뿐입니다.

관리자에 의한 작업자 인격모독, 인권유린의 실상

●•∙ 작업규율 잡을 목적으로 경일기업의 현장 직책자들이 하는 행태
어느 날 일찍 출근(시업 20분전에 출근해야 된다는 것이 경일의 출근방침)하여 라인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경일기업의 조장 김성규(나이 32세)가 다가오더니(경일의 조,반장들은 평소에도 작업자들의 동태를 많이 감시함) 비꼬는 어투로 “야 임마 일 똑바로 해”라고 했습니다. 이에 제가 “예”라고 대답하니 그는 다시 자신들한테 찍히면 결국 쫓겨난다는 투로 “야 임마, 너랑 같이 넘어온 아들은 다 일 그만두고 나간거 알지”라고 하여 제가 다시 대답하기를 “알아요. 저는 여기가 평생직장이고, 갈 때도 없습니다.”라고 하자 위 조장은 버럭 화를 내며 “야 이새끼야 이제 니만 일그만 두고 나가면 돼, 나가, 일 때려치우고 나가란 말이야”라고 하여 제가 다시 “제가 왜 이유도 없이 나가야 합니까”라고 하니 조장은 다시 “니가 안나가면 내가 알아서 나가게 해줄께”라고 했습니다.
위와 같은 일은 한 두 번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제가 경일기업 소속으로 일하는 기간 내내 다사반로 벌어졌던 일입니다.

아직까지 연월차 사용의 자유마저 없어

●•∙휴가청구권을 사용할 때 일어나는 일

어느 날 여자친구를 만나려고 일주 전(일주일 전에 휴가를 청구하라는 것이 휴가와 관련한 경일의 방침이었음)에 키퍼(인원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 라인에 투입되는 것 등을 자기 임무로 하는 현장 관리자임) 최기준(나이 30세)에게 “다음 주에 하루 쉬려고 하니 월차(휴가)를 좀 사용하면 안되겠습니까”라고 하니 키퍼가 되묻기를 “언제 쓸래”하여 “아무 날짜나 좀 잡아 주십시요”라고 하니 “알아보고 얘기 해 줄께”라고 했습니다. 그런 후 반장 성병희(나이 33세)이 사무실로 불러서 가니 위 반장이 말하기를 “월차 써서 뭐할라고 하는데”하여 제가 여자친구를 만나는데 사용하려는 것이었지만 “그냥 하루 쉬려고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위 반장은 째려보고 화난 눈빛으로 “야 임마 어디가서 하나 잡아먹을 년 주어왔어”라고 했습니다. 제가 다시 말하기를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하루 쉬고 싶어서 그런 것입니다”라고 하니 위 반장은 다시 저를 째려보면서 “왜-, 우리 경리 말 한 번 잘해가지고 꼬셔가 잡아먹게 해줄까. 인원이 되면 쓰도록 하는 것을 검토해 볼께”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일은 제가 어쩌다가 휴가를 청구할 때마다 일반적으로 겪게 되는 일입니다.
위와 같은 수모를 격고 결국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아주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저 뿐 아니라 모든 동료들이 휴가청구도 잘 하지 않습니다.

●•∙ 조기출근 지침을 위반할 때 벌어지는 일

시업 20분전에 출근하여 출근인명부에 본인이 서명날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 경일기업의 출근방침입니다. 어느 날 시업 25분 전(07시 35분)에 출근하여 출근인명부에 싸인을 하려고 하면서 보니까 제가 가장 늦게 출근한 사람이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위 반장에게 “반장님 늦어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더니 위 반장이 노려보면서 하는 말이 “야아 이새끼야 장난하는거여, 지금 시계가 몇 시냐, 시계 한 번 봐라”하여 제가 시계를 쳐다보면서 말하기를 “7시 35분이네요”라고 하니 위 반장은 다시 저를 노려보며 “야아 이새끼야 늦으면 전화를 해야할 것 아니여, 싸인을 니가 제일 늦게 한거 알지”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업체의 출근방침에, 즉 07시40분 전까지 출근하지 못할 때 매번 겪게 되는 일입니다.
화장실 가려는데 여유인원 없다면서 조반장도 나몰라라

●•∙ 작업 중 화장실을 가려고 할 때 벌어지는 일

저는 2명의 동료와 함께 3공장에서 콘베이어를 타면서 승용차 도어장착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업도중에 용변이 급하면 2명에게 작업을 맡기고 화장실을 다녀옵니다. 항상 이런 식으로 2년 넘게 일을 해 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위와 같이 한 명의 동료(원동문)가 화장실에 가서 나머지 한 명의 동료(김신영)와 함께 일을 하는데 갑자기 대변이 급해져서 위 조장에게 “동문이가 화장실을 가고 없어서 그러니 화장실 좀 보내주세요”라고 했더니 위 조장이 버럭 화를 내며 “야 이새끼야 쉬는 시간 놔뒀다가 왜 지금 보내달라고 그래”라고 하여 제가 “그때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급해져서 그렇습니다”라고 하니 위 조장은 계속 화를 내면서 “내가 니들 화장실 보내주려고 일 다니는 줄 알어”라고 하길래 용변이 너무 급해서 제가 다시 “진짜 급해서 그러니 좀 보내주십시요”라고 사정하니 위 조장은 “야 이새끼야 화장실 문제는 느그가 알아서 해결해, 조금만 더 참으면 되겠네”라고 하고는 사라졌습니다.
위와 같은 사실은 저 뿐만 아니라 경일기업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화장실을 가기 위하여 조장 김성규 등 현장관리자에게 잠깐 대체근로를 부탁할 때마다 겪게 되는 일입니다.
화장실 문제로 위와 같은 수모를 겪게 되기 때문에 저는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종종 미안하지만 다른 업체 근로자들에게 잠깐 대체근로 부탁하여 용변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인간이기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참고 일해 온 이유와 작업거부 직전의 경위

참으로 오랜기간 더러운 수모를 많이 당했지만 큰아버지가 사장 김정득(나이 52세)과 좀 가까운 사이이고, 아버지께서 소장과 친분이 있다고 하셔서, 또 시정을 요구해 봐야 시정되기는커녕 괜히 그것이 이유가 되어 내쫓김을 당하지나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에 참고 지냈습니다.

동료들도 저와 비슷한 심정이었는데, 어찌어찌 의기가 투합되어 경일기업 업체장과 위와 같은 문제의 시정을 의제로 노사협의를 하게 되었고, 우리 요구가 모두 수용되지 않자 집단적으로 작업을 거부하게 되었습니다.

2004.  2.   5.
경일기업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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