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와 하청업체들은 2003년 임단협에서 합의한 시급 243원 인상을 즉각 실행하라!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4년이 다른 해보다 희망찬 한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왜냐하면 바로 2004년 1월 1일부로 시급이 243원 인상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급이 기껏해봐야 근속 1년이 되면 50원 인상되거나 최저 임금의 상승에 맞춰 최저임금에서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인상되었던 상황에서 243원 인상은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고 그러기에 2004년을 희망차게 시작할 수 있었다.
시급 243원 인상을 당장 실행하라!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2월 13일에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15일에 월급이 지급되는 업체들의 노동자들이 시급 인상이 전혀 적용되지 않은 1월분 월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어떤 업체 관리자는 3월에 소급하여 지급한다고 하고 어떤 업체 관리자는 모비스에서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고 서로 다른 변명을 하고 있다. 도대체 인상을 하기는 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모비스와 하청업체들이 해온 짓들로 봐서는 모르는 척 넘어가려고 하거나 업체가 중간에 떼어먹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게 한다. 설령 3월에 소급하여 적용한다고 해도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임금인상분은 늦게 지급함으로써 그돈에 붙는 이자라도 챙기자는 속셈인가?
더 이상의 변명은 필요없다. 현대자동차 노조 모비스 지부와 합의한 임단협 내용에 보면 인상시기를 04년 1월 1일로 못박고 있다. 이후에 1월분 월급이 지급되는 업체의 경우 이 월급부터 인상된 시급을 적용하여 지급하라! 이미 월급이 지급된 업체의 경우 차액분을 당장 지급하라!
상여금도 2003년 임단협 합의대로 전액 지급하라!
모비스 하청업체들은 대부분 짝수달에 상여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그동안 상여금을 100% 받아온 노동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근속이 1년이 되지 않는 노동자의 경우 입사한 달에 따라, 혹은 근무한 날수에 따라 상여금이 차등지급되었다. 그러나 2003년 임단협에서 휴직자와 중도입사자, 중도퇴사자를 제외한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는 상여금이 100% 지급되도록 합의되어 있다. 시급도 자기들 마음대로 인상하지 않았는데 상여금을 똑바로 지급하라는 것은 너무나 과한 욕심인가? 우리는 두눈을 부릅뜨고 상여금이 제대로 지급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우리의 권리는 누가 지켜주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이다!
2003년 임단협 체결시 모비스와 하청업체들의 생각은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시끄러우니 일단은 시급 올려준다고 해놓자. 이러면 일단은 잠잠해질 것이고 모비스에는 현자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도 없으니 내년되서 그냥 넘어가도 아무런 말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이에 가입하여 자신의 권리를 쟁취해내고 있을 때 우리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는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그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부러워하면서 현대자동차 하청업체로 옮겨갈 생각만 하거나 현자 비정규직 노조나 현자노조 모비스 지부가 뭔가를 얻어주기를 기대하기만 하지 않았는가? 이런 자세로 있었기에 남이 얻어준 성과까지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이제 남에 기대거나 남을 부러워하지만 말고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권리를 지켜나가고 쟁취해 나가도록 하자.
올해 2004년을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의 단결가 투쟁의 원년으로 만들자!
2003년 임단협 사내하청 노동자 처우개션 관련 주요 내용
임금인상: 58400원(시급 243원)인상
- 인상시기: 04년 1월 1일부로 전부문 적용
- 03년 9월 1일부로 최저임금 조정관련 조정금액 별도
근속수당(통상급화)
- 업체별 적용실태 상이하여 일괄적용 불가
- 단, 미적용 업체 적용토록 지도
- 세부시행방안에 대하여 모비스지부와 별도협의한다.
상여금
-지급기준은 기본급+근속수당으로 적용토록 지도한다.
*휴직자 : 실근무일수/60 X 지급율 *중도입사자 및 퇴직자 : 실근무일수/60 X 지급율
임금인상시기 : 1월 1일부터
<2면>
박일수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2004년을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 단결과 투쟁의 원년으로 만들자!!
2월 14일 새벽 4시 현중 사내협력업체인 인터기업 사무실 앞에서 이 업체 소속 노동자 박일수 열사가 "하청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노동운동 탄압에 항거해 분신을 하였다.
박일수 열사는 지난 몇 년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면서 열악한 비정규직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본인 명의의 홍보물을 만들어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고, 인터기업의 부당노동행위를 폭로하는 등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앞장서 싸우기도 했다. 그 와중에 지난 2003년 12월 현대중공업 원청은 본인에게 해고통지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 해고를 자행하였다.
그동안 현중 자본은 사내하청노조 건설이후 투쟁을 하는 비정규직들은 업체를 위장 폐업하면서 주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현장 노동자들과의 접촉 및 현장 출입을 원천 봉쇄를 하고 투쟁에 결합한 경험이 있는 비정규직들은 전산 클레임이라는 것을 걸어 3개월간 재취업을 막는 등 하청노조에 대한 악랄한 탄압을 자행해 오고 있었다.
박일수 열사의 분신자결 이면에는 이땅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설움과 울분이 놓여있다
박일수 열사의 분신자결 이면에는 정규직과 똑같은 일에 종사하면서도 임금과 노동조건, 복지수준에서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엄청난 차별을 겪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과 고통이 놓여있다. 아프고 서럽고 분노하여 사내하청 노동조합을 결성해도 부당해고와 정리해고, 고소고발과 손배가압류는 기본이요, 사실상의 사용자이자 불법파견 당사자인 원청 자본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권과 자본의 탄압까지 겪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동료들을 두고 목숨을 끊어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이다.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가 단결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모비스의 생산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부 담당하고 있다. 모비스가 사상최대의 매출을 올리고 주가가 계속 뛰고 있지만 그 핵심은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다.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가 단결하면 모비스를 완전히 멈추게 할 수 있다. 모비스가 멈춘다면 현대자동차는 단 한대의 자동차도 만들어 낼 수 없다. 우리가 만드는 모듈, 차륜`차체 없이 자동차가 만들어 질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박일수 열사가 겪었던 모든 설움과 울분을 우리고 겪고 있지 않은가? 최저임금을 약간 웃도는 시급에 빠듯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있다. 물량이 너무 많아서 어쩌다 불량이라도 내면 원청과 하청 관리장에게 온갖 모욕을 당해왔지 않은가? 겨울에는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일할 수 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왔지 않은가? 인원이 모자라서 이 공정 저 공정 돌아다니며 빡시게 일하고 동료들이 힘들까봐 쉬고싶어도 월차도 제대로 못쓰고 혹시나 한명이라도 아파서 출근하지 못하면 그 사람 일까지 힘들게 채워내야하지 않았는가?
우리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는 현대자동차를 멈출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단결해야만 한다. 2004년을 모비스 비정규직 노동자 단결과 투쟁의 원년으로 만들어 그간의 울분과 설움을 떨쳐내고 우리도 인간임을 당당하게 선언하자!
현대모비스(주)의 수많은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도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에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조합원 가입문의는 289-8211(7)입니다. 또한 현장에서 당하는 수많은 불법한 행위들에 대해서도 신고 바랍니다.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은 항상 동지들의 크고 작은 투쟁에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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