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
[발행인] 위원장 안기호
[연락처] 289-8211
[홈페이지] http://www.hjbnj.org
[발행일] 2004년 5월 19일
1면)
현대자동차, 교섭 요구 묵살도 모자라 폭력 만행까지!
- 사용자성 인정하고 당장 교섭에 나오라! -
현자비정규직노조와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는 원·하청 자본에 각각 04년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5월 17일에 갖자고 공문을 통해 공식 요청했다. 그리고 당일 오후 5시 원청과의 교섭을 위해 임원과 각 사업부 대표로 구성된 교섭위원들은 현자노조 조직강화팀장과 함께 본관으로 향했다.
하지만 교섭위원들을 맞이한 것은 50여명에 달하는 경비와 협력업체 지원팀 및 총무과 소속 관리자들이었다. 이들은 인간 바리케이트를 치며 출입구를 철저히 봉쇄한 채 “원청은 하청노조와 교섭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변했다.
같은 날 오후 7시에 갖기로 했던 하청업체 사장단과의 상견례 역시 단 한명도 교섭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정상적인 상견례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우리 노조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단체교섭을 갖기로 결정했다.
GT-5로 도약하는 현대자동차, 조폭인가 깡패인가!
5월 19일 오후 5시, 교섭위원들은 2004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제1차 단체교섭을 위해 다시 본관을 향했다.
그러나 역시 경비와 원청 관리자들 50여명이 교섭위원들을 가로막았다.
이날 이들의 태도는 상견례를 가지려 했던 이틀 전과는 사뭇 달랐다. 업무방해와 주거침입을 통한 고소·고발을 협박하며 돌아가라고 강요하는 것도 잠시, 우리 교섭위원들이 교섭장으로의 이동을 보장하라며 강력히 항의하자 폭력을 휘둘러댄 것이다.
여러 명이 한 사람을 인정사정없이 뒤로 밀어내는 것은 차라리 약과였고, 심지어 안기호 위원장의 목덜미를 붙잡고 다리를 걷어차기까지 했다. 한 원청 관리자는 폭력에 항의하는 우리 동지에게 “너, 이리 와 봐”라며 손가락을 까딱거려 조폭이나 깡패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아산사내하청지회 동지에게는 공장 밖으로 내쫓겠다며 달려들 태세를 보이기도 했다.
오후 7시 현자노조 대회의실에서 열린 하청업체와의 1차 단체교섭에서도 사장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막나가자는 것인가! 그렇다고 우리가 물러설 것 같은가!
현대자동차가 GT-5까지 넘보게 된 것은, 정규직 노동자는 물론이요 우리들을 주야 맞교대로, 잔업과 특근으로 쉴 새 없이 내몰아 댄 결과가 아니던가! 특히나 우리는 임금과 노동조건에서의 차별, 심지어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바보처럼 견뎌내며 성실히 일해오지 않았던가! 작년 1조 7천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순이익이 누구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그런데 그 피와 땀에 대한 원청의 적절한 보상을 두고 대화해 보자는 우리의 교섭요구를 묵살하는 것도 모자라 폭력까지 동원하는 게 최소한의 양심을 가진 인간이라면 가능한 일인가!
원청자본이 갑자기 폭력을 동원하며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고 비정규직노조의 힘을 무력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04년 투쟁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이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이다. 종국엔 비정규직 조직화와 우리노조의 성장을 완전히 궤멸시키자는 것이다. 비정규직 대량 양산을 통해 구축해온 저비용 고효율(즉 낮은 임금을 통한 이윤 극대화) 구조를 더욱 강화하고, 노동자 내부의 분열과 경쟁 유도 및 노조조직력 약화라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원청자본이 그리고 하청자본이 아무리 막나간다 하더라도 우리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04 임단투를 준비하면서부터 이미 일전을 불사하는 정면대결을 각오한 바 있다.
원청은 사용자성 인정하고 당장 교섭에 나오라!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 대화를 거부하고 폭력을 동원하는가!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싫다면 공식 테이블에 함께 모여 그 근거를 당당히 밝히면 되지 않는가!
현대자동차에서 내어준 출입증을 가지고, 현대자동차가 정한 시업·종업·휴식·식사시간을 따르고, 현대자동차가 정한 잔업·특근에 임하고, 현대자동차 소유의 콘베아를 타고, 현대자동차 소유의 공구와 자재로 작업하고, 불량·이종이 나면 현대자동차 조·반장·키퍼에게 먼저 얘기해야 하고 혼도 나는 우리가, 정말 현대자동차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인가!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 노조로의 단결이 원청과의 교섭과 임단협을 쟁취한다!
사람 장사나 일삼는 하청업체 사장들은, 가진 권한이 보잘것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물론 그들이 착복하고 있는 우리 돈이 적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은 강탈해 가고 있는 우리 노동의 대가를 온전히 받아내기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의 처참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청과의 교섭을 성사시키고 임금 및 단체협약을 쟁취하는 것이다.
노조로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 23일 비정규직 노동자 체육대회를 비롯해 각종 정규직·비정규직 투쟁 일정에 적극 참가해 비정규직 노동자 대오를 크게 더 크게 만들어가자.
단체교섭과 임단협 체결은 노조간부 일부의 앞선 투쟁으로 되는 게 아니다. 바로 우리들의 단결과 투쟁이다. 그래야만 교섭은 쟁취되고 그 성과는 우리 모두의 것이 된다.
2면)
이런 썩을 놈들, 더 이상의 분열공작 참을 수 없다!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당당히 맞서자!!!
전체 노동자의 평균임금의 절반정도도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지가 안타깝다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 경총. 그렇지만 이면에선 ‘고용유연화를 위해서 비정규직 제도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의 임금을 조금도 양보하려하지 않고 있고 고용문제에 있어서도 너무 경직되어 있다’고 떠들어 대며 그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책임인 냥 호도하면서 또 다시 ‘노동자 분열 공작’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유연화라, 누가 유식한 말로 포장한다고 모를 줄 아나?
간단히 요약하면 필요할 땐 싼 값으로 멋대로 쓰다가 필요 없으면 아주 손쉽게 잘라 버릴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많이 양산하는 것이 바로 경총에서 말하는 ‘노동유연화’이다.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체 노동자들의 삶을 끝임 없이 하향 평준화하고,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비정규직제도’를 만들어 놓고 열렬히 환호하는 경총이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서 ‘정규직 양보’를 운운하는 것은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차떼기로 정치권에 몇 십억의 비자금을 퍼주면서도 노동자에게 줄 몫은 없다고?
현대자동차가 벌어들인 돈에는 분명 싼값에 고용하여 쉽게 잘라버릴 수 있는 장시간 저임금에 혹사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과 눈물이 서려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사회적 체면 때문에 각종 언론에다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고 떠들어 대면서도 현장에서는 최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2․3차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면서 이중 삼중의 착취를 강화시키고 있다. 또한 폭력까지 행사하면서 비정규직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태도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피와 땀을 갈취해서 정치권에 차떼기로 갖다 바칠 돈은 있어도 노동자에게 줄 몫은 없다고 배짱을 튕기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노동자 분열공작엔 원․하청 공동투쟁이 특효약이다!!!
현대자동차는 경총을 통해 사회적으로는 ‘정규직노조’를 끊임없이 고립시키면서 현장에서는 2․3차 배제, 비정규직 노조와의 교섭거부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자동차의 행태는 노동자들을 분열시켜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최저임금에 준하는 열악한 임금을 받으며 혹사당하는 2․3차 노동자들의 요구까지 정확하게 함께 걸고 투쟁하면서, 공동으로 탄압에 맞서고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야 우리는 사방팔방에서 들어오는 노동자 죽이기 공세에 맞설 수 있다.
이미 시작된 싸움이다! 승패는 우리가 얼마나 잘 뭉치고 연대하느냐에 달려있다. 공허한 구호나 외침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 우리 노동자들의 정당한 몫을 되찾아 오자!
공지사항
비정규직노동자 전체 신명나는 체육대회
일 시 : 2004년 5월 23일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장 소 : 염포성당 뒤편 시민공원(구 예비군사격장)
준비물 : 비정규직 노동자의 뚝심과 튼튼한 두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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